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 8가지
규칙을 알고 몇 판 둬봤는데 좀처럼 늘지 않는다면, 대개 실력보다 습관 문제입니다. 급수가 정체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것들을 모았습니다.
1. 돌을 자꾸 붙여서 둔다
가장 흔합니다. 내 돌 옆에 딱 붙여 두면 안전해 보이지만, 실제로는 느리고 비효율적입니다.
돌 하나의 활로는 넷입니다. 그런데 둘을 붙이면 활로가 여덟이 아니라 여섯입니다. 맞닿은 면이 죽는 겁니다. 한 칸 띄워 두면 여덟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영역은 두 배로 넓힙니다.
고치는 법: 급하지 않으면 한 칸 뜁니다. "한 칸 뜀에 악수 없다"는 격언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. 붙여 두는 건 정말 끊기면 죽는 자리일 때만 씁니다.
2. 상대 돌을 단수 치는 데만 몰두한다
단수를 치면 상대가 도망가고, 따라가며 또 단수를 칩니다. 이걸 반복하다 보면 상대는 도망치면서 자연스럽게 두터워지고, 나는 쫓아다니느라 정작 큰 곳을 다 뺏깁니다.
단수는 잡을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. 못 잡을 돌에 단수를 치는 건 상대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것과 같습니다.
고치는 법: 단수를 치기 전에 "이 돌이 도망가면 내가 계속 잡을 수 있나"를 먼저 생각합니다. 못 잡을 것 같으면 차라리 가두는 쪽으로 둡니다. 잡지 못해도 상대를 좁은 곳에 몰아넣으면 그 자체가 이득입니다.
3. 축머리를 보지 않고 축으로 몬다
축은 계단식으로 몰아 잡는 수법인데, 뻗어나가는 길목에 상대 돌이 하나라도 있으면 성립하지 않습니다. 그 돌이 축머리입니다.
축이 안 되는데 몰기 시작하면 재앙입니다. 몰던 돌이 전부 단수로 걸리면서 대마가 통째로 넘어갑니다. 초보 대국에서 승부가 한순간에 뒤집히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.
고치는 법: 축으로 몰기 전에 대각선 방향을 끝까지 눈으로 훑습니다. 그 선상에 상대 돌이 있으면 축을 포기하고 장문을 검토합니다. 장문은 축머리 걱정이 없습니다.
4. 이미 산 돌에 계속 둔다
두 눈이 확실히 난 돌은 절대 잡히지 않습니다. 그런데 불안해서 한 수 더 보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그 한 수는 완전히 버리는 수입니다. 상대는 그 사이 다른 큰 곳을 차지합니다.
반대도 있습니다. 이미 죽은 돌을 살려보겠다고 계속 두는 것입니다. 죽은 돌에 한 점을 더 놓을 때마다 상대에게 줄 집이 한 집씩 늘어납니다.
고치는 법: 한 수를 두기 전에 "이 수가 몇 집짜리인가"를 생각하는 습관을 들입니다. 산 돌 보강은 0집, 큰 곳은 10집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.
5. 판 전체를 안 본다
한쪽 귀에서 싸움이 붙으면 그 자리만 계속 쳐다보게 됩니다. 그러는 동안 반대편 큰 곳이 비어 있습니다.
바둑은 국지전을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판 전체의 집이 많은 쪽이 이기는 게임입니다. 싸움에서 이기고 바둑에서 지는 일이 아주 흔합니다.
고치는 법: 한 수 둘 때마다 판 전체를 한 번 훑습니다. 특히 상대가 응수한 직후에, "여기 계속 둘 것인가 아니면 더 큰 곳으로 갈 것인가"를 의식적으로 물어봅니다. 이게 손빼기 감각의 시작입니다.
6. 처음부터 중앙에 둔다
중앙이 넓어 보이니 거기서 시작하고 싶어집니다. 하지만 집을 만드는 효율은 귀 > 변 > 중앙 순입니다.
이유는 단순합니다. 귀는 판의 두 변이 이미 벽 역할을 해서, 적은 돌로 영역을 감쌀 수 있습니다. 중앙은 사방을 전부 내 돌로 둘러야 하니 같은 집을 만드는 데 훨씬 많은 돌이 듭니다.
고치는 법: 초반에는 귀부터 둡니다. 네 귀가 정리된 다음 변으로, 그다음 중앙으로 갑니다. 프로 대국의 첫 수가 거의 항상 귀인 이유입니다.
7. 사활을 감으로 판단한다
"넓어 보이니 살았겠지" 하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대마가 잡히는 경우입니다. 사활은 감이 아니라 계산입니다.
넓이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. 4궁이라도 일자로 늘어선 직사궁은 살고, 2×2 정사각형인 정사궁은 죽습니다. 6궁인 매화육궁도 죽습니다. 모양을 봐야 합니다.
고치는 법: 기본 모양 네 개(직사궁·곡사궁은 삶, 정사궁·매화육궁은 죽음)를 외우고, 실전에서 "이걸 아는 모양으로 바꿀 수 있나"를 따집니다. 사활 문제를 꾸준히 풀면 이 감각이 계산으로 바뀝니다.
사활의 기본 원리 읽기 궁도로 삶과 죽음을 판단하는 법, 급소 찾는 요령, 옥집 함정까지 정리했습니다.8. 끝내기를 대충 한다
중반까지 잘 두고 마지막에 지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. 끝내기가 화려하지 않아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탓입니다.
하지만 바둑은 반집으로도 승부가 갈립니다. 끝내기에서 선수와 후수를 구분하지 않고 두면 10집 이상 손해 보는 건 순식간입니다.
고치는 법: 끝내기에서는 두 가지만 챙깁니다. 첫째, 선수부터 처리합니다. 상대가 반드시 받아야 하는 곳을 먼저 두면 주도권을 유지한 채 다음 큰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. 둘째, 남은 자리 중 가장 큰 곳부터 둡니다. 눈에 보이는 순서대로 두지 않습니다.
정리하면
여덟 가지가 결국 두 가지로 모입니다.
- 효율을 생각할 것 — 붙여 두지 않기, 산 돌에 더 두지 않기, 귀부터 두기가 전부 여기 해당합니다.
- 판 전체를 볼 것 — 단수에 매달리지 않기, 손빼기, 끝내기 순서가 여기 해당합니다.
한 판에 이 중 하나만 의식하고 두어도 달라집니다. 여덟 개를 한꺼번에 고치려 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안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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